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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도생에서 협력과 나눔의 상생사회로


CBN뉴스 기자 / 입력 : 2017년 02월 10일
 
↑↑ 이희진 영덕군수
ⓒ CBN뉴스 - 영덕 
[영덕군수 이희진]= ‘각자도생’이 유행이다. 작년 말 출간된 <트렌드 코리아 2017>에서 김난도 서울대 교수는 올해 한국사회를 규정하는 10대 키워드로 ‘각자도생’을 꼽았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치열한 생존경쟁을 겪으며 많은 사람들이 매우 각박해지고 고독해졌다. 공동체가 점점 약화되고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이 현상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허나 작용이 있으면 반작용이 있듯이 사회가 팍팍해질수록 사람들이 뜻을 모으고 서로 돕는 경향도 강해진다. 이를 증명하듯 영덕군민들은 작년 말부터 올해 1월까지 희망나눔캠페인으로 자그마치 3억 원을 모았다.
 
전년보다 10% 더 늘어난 규모다. 가장 추운 겨울이 어려운 이웃에 대한 배려와 나눔으로 마음은 오히려 더 따뜻해지는 역설의 계절이 되었다.

이번 모금으로 드러난 나눔과 협력의 힘은 영덕군을 복지사회로 이끄는데 크게 기여할 것이다. 올해 군 예산 3,702억원에서 649억원이 사회복지예산으로 18%를 차지한다.

매년 복지사업 예산이 증가하지만 늘어나는 복지수요를 충족하기가 많이 어렵다. 법과 제도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복지사각지대의 문제도 중요하며 읍면동 중심의 지역 맞춤형 복지체계도 구축해야 한다.
 
지역주민들도 공공의 지원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복지문제 해결의 주체로 설 것을 요구받고 있다. 앞으로 지역 복지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공공과 민간의 성숙한 협치가 필요하다.

필자는 2018년까지 영덕복지재단을 설립하고 지속적으로 희망복지기금을 조성할 계획이다. 기금으로 복지사각지대 문제를 해소하고 다양한 계층에 더 나은 복지서비스를 제공하기를 희망한다.

영덕은 지역의 미래를 이끌어갈 인재 육성을 위해 교육발전기금을 조성한 대역사를 경험했다. 2007년부터 재단법인 영덕군교육발전위원회를 설립하고 군민과 출향인의 뜨거운 호응으로 8년 만에 100억원을 모았다.
 
이 소중한 재산은 현재 장학금과 다양한 교육사업에 쓰이며 많은 청소년들이 혜택을 받고 있다. 100년 교육대계 뿐만 아니라 지역복지 향상에도 열 사람이 숟가락 한 술씩 보태면 한 사람의 끼니를 도울 수 있다는 십시일반의 묘(妙)를 다시 한 번 기대해 본다.

현재 영덕군은 초고령화 사회로 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이 33%를 차지한다. 또한 전체 20,166가구 중에서 1인 가구가 9,536가구로 무려 47%에 달한다. 전국적으로 독거노인이 크게 늘어나면서 주변과 단절된 채 홀로 살다 죽음을 맞는 고독사가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 문제는 단순히 노령연금과 같은 생계비를 지원하는 차원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인식의 전환과 공동체의 회복이 열쇠다. 뉴욕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에릭 클라이넨버그는 <고잉 솔로 싱글턴이 온다>에서 이젠 1인 가구를 부정적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사회의 실제 현상으로 인정하고 혼자 사는 사람들을 위한 적극적인 정책, 제도, 문화가 필요함을 강조했다.

고령의 어르신과 1인 가구의 문제를 공동체로 풀어내고자 군에서는 <마을단위 어르신 공동거주제>를 작년부터 시행했다.

이른바 밥상공동체형 주거모델인데 작년에는 4개소를 운영했고 올해는 9개소로 확대했다. 군에서는 급식도우미와 부식비를 지원하고 마을 어르신들은 이곳에서 점심 한 끼를 이웃과 함께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저녁까지 같이 하기도 한다.

집에서 가져온 반찬을 나누기도 하며 얼굴을 맞대는 일상에서 정서적 유대감도 높아질 것이다. 밥상머리에서 오고가는 많은 대화에서 마을과 주민을 위한 아이디어도 나오고 서로의 안전과 생활을 보살피는 밥상공동체는 지역사회의 안전망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기대한다.

아울러 65세 이상 저소득층 어르신들을 위해 복지시설이 잘 갖춰진 공공실버임대주택사업을 정부 공모사업으로 신청하는 등 여러 노인복지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 중이다.

한편 평생교육 분야에서는 인생주기를 100세로 규정하고 있으며 많은 어르신들이 젊은이 못지않은 열정으로 배우고 일하고 가르치며 은퇴 후 인생 2막을 개척하고 있다.

‘노인 1명이 사라지면 도서관 하나가 사라진다’는 아프리카 속담은 현대 노인의 가치를 재조명 해준다. 어르신 한 분 한 분이 오랜 경험과 지식의 보고인 것이다. 일례로 대부분이 65세 이상의 어르신으로 구성된 영덕군마을평생교육지도자협의회는 경로당 방문교육과 같은 평생교육활동을 왕성하게 벌이고 있다.
 
고령화 사회에서 노인은 단지 관리와 보호의 대상이 아닌, 사회를 구성하고 움직이는 당당한 주체가 된지 오래다. 이 어르신들이 지역사회를 위해 마음껏 활동할 수 있는 기회와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 군에서도 노인일자리 창출사업들을 추진하고 있으며 다양한 사업들을 개발 중이다.

이 외에도 저소득층, 장애인, 아동, 여성, 다문화가족 지원 등 지역 복지향상을 위해 개선해야 할 일들이 많다. 군민 모두가 행복하고 인간다운 삶을 누리며 어떤 특수한 장애나 어려움이 있는 분들이 보호되는 사회를 지속적으로 만들어 가야 한다. 장기과제로 추진 중인 통합복지타운은 군민의 보편적 복지를 향상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이다.
 
꽁꽁 얼어붙은 차가운 날씨에도 어김없이 새해가 찾아왔고 밝은 태양은 가난한 자와 부자, 여성과 남성, 장애인과 비장애인, 젊은이와 어르신을 가리지 않고 고루 빛을 비추고 있다.
 
2017년에는 아직도 남아있는 사회적 편견과 차별이 사라지고 사회적 약자가 각자의 개성과 뜻을 마음껏 펼칠 수 있기를 바란다.
CBN뉴스 기자 / 입력 : 2017년 02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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